“성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어요”
- 발달장애 학생들과 성악과 학생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
사회공헌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회공헌주간이 머지않아 시작된다. 사회공헌주간을 맞아 10월 26일, 27일 총 이틀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기획되어 있으며, '사회공헌의 밤'이 그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27일(목) 늦은 오후에 펼쳐질 사회공헌의 밤에는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성악과, 국악과를 주축으로 펼쳐지는 전공연계 공연으로, 지난 1학기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교과목을 총결산하는 자리이다.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교과목이란 제한된 의미의 캠퍼스 중심 교육을 탈피하여 전공 이론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실천을 결합한 교육 사업으로, 서비스러닝(Service Learning)이 핵심이다. 서비스러닝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교육학으로 지역사회 봉사와 수업을 통한 학습의 결합을 의미한다.
서울대학교 성악과 서혜연 교수와 성악과 학생들은 2016년 1학기 전공연계 수업을 통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 중 하나는 평창 스페셜 뮤직 & 아트 페스티벌(이하 평창 페스티벌)이다. 성악과 학생들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행사 스탭으로 참여했으며, 메이트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 교수 또한 음악레슨, 음악회 진행 등 기타 문화 프로그램에 전반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번 사회공헌의 밤에는 평창 페스티벌에 함께 했던 발달 장애 학생들과 성악과 학생들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16일 서울대학교 53동 서 교수 연구실에서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있었다. 서 교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연습을 이끌고 있었다. 노래 구절 하나하나 세심하게 짚어주는 모습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 또한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연습 쉬는 시간에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서 교수와 7명의 학생들이 시간을 내주었다.
<왼쪽부터 신승환, 서혜연 교수, 성명석, 전해은, 김동우, 최문영, 이강윤, 홍태중>
Q. 안녕하세요? 멋진 공연을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홍태중(이하 홍) - 성악을 공부하고 있는 홍태중입니다. 평창 페스티벌에서 두 차례 참여했고, 노래를 좋아합니다. 노래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합니다.
전해은(이하 전) - 평창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전해은입니다. 제 별명은 희망의 거북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아팠고 오랜 병원 생활로 친구관계랑 학업 관련해서 힘든 게 많았습니다. 일곱살 때부터 시작했던 성악을 통해 많이 극복했고, 지금도 힘들 때면 성악을 통해서 위로를 얻곤 합니다. 평창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서혜연 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고, 그 때 함께했던 언니 오빠들과 함께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성명석(이하 성) -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바리톤을 맡고 있는 성명석입니다. 제 꿈은 성악가(바리톤)가 되는 것입니다. <님이 오시는지>, <아름다운 그대 모습>을 불렀을 때 관객들이 박수를 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성악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동우(이하 김) - 저는 테너를 맡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파리넬리 <울게하소서>를 좋아합니다. 노래를 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신승환(이하 신) - 연습을 오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최문영(이하 최) - 노래하는 것 뿐 아니라 자전거 타기, 무선 자동차 조종하기 등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노래하는 것이 좋아 연습을 많이 하면서 교회 합창단에도 참여 하고 있습니다. 노래하면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고, 제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줄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이강윤(이하 이) - 저는 평창 페스티벌에 작년과 올해 두 번 참여했습니다. 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축구와 농구, 수영 등 운동을 잘하기도 하고 좋아합니다. 노래도 좋아요.
Q.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평소 집에서도 노래 연습 많이 하시나요?
(모두다 동시에) 네!
성 - 노래 부르는 것을 많이 좋아해요. 연습도 많이 하는데, 하루에 10번은 하는 것 같아요.
이 - 저도 일주일에 70번은 하는 것 같아요.
전 - 성가대도 하고 있어요
홍 - 다음주에 콩쿨에 나갈 예정이라 연습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연습이나 공연 준비가 어렵진 않나요?
전 - 괜찮아요, 전혀 어렵지 않아요.
홍 - 네 괜찮습니다.
Q. 이번 공연 자신 있나요?
(모두 큰 목소리로) 네! 자신 있어요!
이 - 외국어 가사도 잘 외웠습니다.
Q. 이번 연습하는 노래 중에 뭐가 제일 좋나요?
홍 - 다 좋아해요, 다 잘합니다.
최 - 저는 <Funiculi, funicula(푸니쿨리 푸니쿨라)> 좋아해요!
전 - 김규환 선생님의 <님이 오시는지> 라는 한국 가곡이 가장 좋아요.
이 - 저는 다 좋아요.
성 - <님이 오시는지>, <푸니쿨리 푸니쿨라> 좋아합니다. 노래를 잘하고 싶어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칭찬 많이 받고 박수도 많이 받았습니다.
Q. 이번 공연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나요?
홍 - 많은 사람들, 친구들의 목소리를 합쳐서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게 첫 번째 목표에요. 아름다운 목소리를 모아서 들려주는 게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최 - 공연 올라가면 떨리겠지만, 친구들에게 공연하면서 들려주고 싶습니다. 친구들 많이 초대할거에요.
전 - 아프고 그러다 보니 동생들 두 명이 있는데 동생들보다 첫째 역할을 많이 못해 자신감이 없었어요. 이번에 공연을 하면서 나는 노래할 수 있고 잘하는 게 있다는 것을, 떳떳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신 - 다 같이 잘하고 싶습니다.
김 - 노래 열심히 잘하는 거 보여주고 싶습니다.
성 - 노래 잘하고 난 뒤 관객들이 박수쳐 주는 것을 보고 싶어요. 성악과 바리톤이 되고 싶습니다. 콩쿨대회도 나가고 싶습니다.
이 - 좋은 공연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홍 - 성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테너나 바리톤하고 싶습니다.
성 - 바리톤이 되고 싶어요.
이 - 축구 농구도 하고, 성악가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최 -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요리대회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맛있는 것 주고 싶습니다. 스파게티, 식혜, 피자 사람들에게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전 - 희망을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소프라노가 되고 싶어요.
신 -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화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 성악과에 진학해 테너가 되고 싶습니다. <오솔레미오> 부르고 싶습니다.
성 - 바리톤 하고 싶습니다.
낯선 사람의 질문에 학생들은 처음에 머뭇거렸지만, 공연 이야기가 나오자 서로 큰 목소리로 대답을 해주었다. 곁에서 이를 대견하게 바라보던 서 교수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을 설명해주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일요일 오후, 비가 와 날씨가 쌀쌀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서 교수는 이어서 전공연계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와 이번 공연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었다.
Q.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교과목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와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음악 관련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글로벌사회공헌단(이하 공헌단)에서 수업과 연계해 사회공헌에 참여할 교수들 신청을 받았습니다. 성악실기 수업을 통해 전공 학생들과 양로원과 같은 문화소외 기관을 방문해 음악회 열던 것을 지난 학기, 공헌단의 지원으로 좀 더 체계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고자 기획했어요. 모든 활동에는 성악과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학부,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교과목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사회공헌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성남시에 있는 청소년 중장기쉼터, 단기쉼터 등을 방문해 학생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하는 음악회를 개최했고, 서울대 평창캠퍼스 쪽에 있는 신리초등학교에서 전교생과 함께 음악 교육도 진행하고, 음악회도 열었습니다. 중증장애인 고아원에도 방문했습니다.
여름마다 개최되는 '평창 스페셜 뮤직 & 아트 페스티벌'(스페셜올림픽코리아 주최)은 국내외 53개국의 발달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초의 문화 올림픽입니다. 국내 유명 교수님들도 많이 참여하시는데요, 해마다 멘토이자 운영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서울대 학생들이 가서 무대 진행을 돕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도와주었어요. 그때 참여했던 발달장애 학생들이 공연을 훌륭하게 잘해서 이번 사회공헌의 밤에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 전공연계 프로그램을 하면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나요?
다 의미가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소외 계층을 위한 음악회나 음악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우리가 평소에 신경을 많이 못 쓰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죠. 몸도 가누기 힘든 중증장애인 시설인 가브리엘의 집에서 열었던 음악회의 경우에는 참여 학생들이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며 스스로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들 했습니다. 학생들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몸소 체득하는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경험도 합니다. 화려한 음악회는 아니지만 의미 있고 행복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순간에 같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성악가가 되기 위해서 혹은 큰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부던히 연습합니다. 학생 때부터 마음을 나누는 일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전공연계 사회공헌 실천교과목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학기말에 ‘학교에 감사하다고, 공헌단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를 해줄때면 외려 제가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일로 복잡한 게 있어도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할 때엔 세상 걱정 근심을 내려놓고 순수한 영혼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Q. 이 공연을 통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이번 공연은 시각장애가 있는 성인들과 함께 서울대 학생들이 연습해온 오디오형 뮤지컬 공연과 함께 역시 문화소외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국악과 학생들의 가야금 연주가 있습니다. 저희는 마지막 프로그램의 20분 정도를 성악과 학생들과 발달장애 학생들이 꾸미게 될 것입니다. 성악과 학생들, 발달장애 학생들이 각각 공연하고, 맨 마지막 무대는 함께 합창으로 끝낼 예정입니다.
이 세상에는 여러 장애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발달장애인들은 사회의 도움을 많이 못 받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서 기쁨을 느끼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이번 무대, 좋은 연주들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음악회에서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발달학생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도 될 것이고, 이 학생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Q.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과 이번에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어려우신 점은 없었나요?
아니요. 8월에 만나고 몇 달 못 봤는데 다시 만날 기쁨에 연습이 기다려졌습니다. 학생들이 너무 순수하고 예뻐요.
지난 여름 평창에서도 발달장애가 있어 4박 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가사를 다 외울 수 있을지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잠을 아껴가며 외우더니 결국 훌륭하게 무대를 채웠습니다. 한국 가곡의 경우 가사가 어려워 성악과 학생들도 1절을 두 번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무리없이 해내고,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의 언어로 하는 것도 다 잘 불렀어요. 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 염려했던 제가 부끄러웠을 정도였습니다. 학생들이 의욕 넘치고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대견합니다. 전공자가 봤을 때엔 부족한 게 많지만 노력하고 힘을 합해서 음악회 한다는 게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공연계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있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있나요?
공헌단에는 주변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힘을 합해 서울대학교가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모범이 되는 서울대 가족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각자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걸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발달 장애가 있기에 인터뷰가 쉽지 않을 거라 우려했었지만, 인터뷰를 하는 내내 즐거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음악과 공연을 향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성악에 대한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제자들과 그런 제자들의 잠재력을 발휘하고자 열정을 쏟는 스승의 모습을 보니 이번 사회공헌의 밤에 펼쳐질 공연이 더욱 기대되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다음과 같다.
- 일 자 : 2016.10.27.(목) 17시부터 [성악 공연은 18:50~19:10, 20분간 진행]
- 장 소 :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
- 출연진 : 서울대 음악과 재학생 14명, 발달장애인 7명
- 참 고 : 평창스페셜뮤직&아트페스티벌 홈페이지 : http://specialmusicfestival.com/2016/
(글로벌사회공헌단 = 송미라 소셜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