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헌단 소식

[공헌단] [SNU 학생공헌단] 해외봉사단 - 2015학년도 하계 서울대-해비타트봉사단(필리핀)

2015-09-09l 조회수 4235

지난 8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대-해비타트 봉사단의 일원으로 필리핀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봉사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 맞이한 방학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 같아 아쉬움을 느끼던 중, 메일을 통해 봉사단 모집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참여하게 된 만큼 큰 기대 없이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되돌아보면 11초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봉사단의 활동 장소는 필리핀 세부지역의 섬인 반타얀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지난 2013년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집을 짓는 건축봉사를 했다. 건축봉사를 시작한 첫날에는 모두들 의욕에 불타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반죽하고, 시멘트를 바르고, 벽돌을 쌓는 일을 쉬지 않고 계속했다. 하지만 무리해서 일하다보니 금방 피로해졌고, 작업을 마무리 할 때 즈음에는 대부분의 단원들이 많이 지쳐있었다.



첫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둘째날부터는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봉사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을 했더니 한결 수월하게 건축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번 봉사단은 매일 5명의 필리핀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했는데, 이 또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단지 집을 짓는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지 학생들, 현장의 건축 전문가분들과 대화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우리가 봉사하는 지역에 대해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

셋째날에는 필리핀 현지 대학인 CTU에 방문해 학생들의 수업을 청강하고 시청에 방문해 반타얀 시장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또한 시장님으로부터 태풍 하이옌이 지나가던 당시 상황과 앞으로 복구를 위한 계획에 대해 들으면서 내가 참여하고 있는 건축봉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봉사를 시작한지 넷째날부터는 건축봉사 중간중간에 시간을 내어 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진행했고, 마을을 둘러보고 마을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나의 도움을 직접적으로 받게 될 사람들을 마주하며 더 큰 힘을 얻었다.

봉사 마지막 날에는 마을 주민분들, 해비타트 관계자분들, 필리핀 현지 대학생들 등 우리가 이곳에 와서 관계 맺은 모든 사람들을 초청해 헌정식을 열었다. 헌정식에서는 몇몇 구성원들이 지금까지의 봉사활동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태권무와 케이팝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헌정식까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후에는 뿌듯하기도 했지만 벌써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를 배웅해주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이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1011일 간의 일정은 끝이 났다. 처음에는 봉사자로서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주고 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었지만, 오히려 내가 얻고 깨달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개개인을 존중하고 이해할 줄 아는 방법을 배웠다. 또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필리핀에서 지냈던 시간들은 기억 속에서 점점 흐릿해져 가겠지만, 그 때 품었던 생각들과 감정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봉사단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준 글로벌사회공헌단과 함께했던 모든 단원들, 현지에서 만났던 모든 소중한 인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범대학 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