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간오지 지역까지 백신 전달 가능 -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단장 안상훈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하 공헌단)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센터장 안성훈 교수(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오토바이/자동차 장착형 백신 냉장고를 아프리카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백신접종에 사용되는 자동차에 백신냉장고 설치 모습>
안 교수 연구팀은 개발도상국의 교통 인프라가 낙후되어 있고, 전문 백신 전달 차량이 부족한 점, 기온의 편차가 큰 환경에서 백신 보관을 위한 적정 온도 유지가 어려운 점 등에 착안하여 오토바이 또는 자동차의 발전기와 배터리를 사용하여 백신의 온도를 유지하는 백신 냉장고를 개발하였다.
<서울대학교 개발 적정기술 백신냉장고>
안 교수는 2011년부터 기계항공공학부 '제조고려설계' 수업을 통해 수강생 및 연구실 학생들과 적정기술 제품을 제작하여 활동을 펼쳐왔으며 다양한 종류의 백신 냉장고를 개발하고 효과적인 백신 전달 방법을 연구해 왔다.
제조고려설계는 공헌단에서 지원하는 전공연계 사회공헌 교과목 중 하나로 전공 지식과 사회공헌 활동을 연계하여 실천하는 대표적인 수업으로 꼽힌다. 공헌단은 2015년부터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지식을 활용해 실제 지역사회 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여러 학과 수업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공헌단은 적정기술을 사회공헌의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기 위해 서울대 153동 1층에 3D프리터와 레이저 커터 등의 장비를 갖춘 '착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백신 냉장고를 비롯하여 제조고려설계 수업 중 제안된 아이디어의 상당부분은 메이커 스페이스인 착한 공방을 통해 시제품으로 빠르게 구혈 될 수 있었다.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와의 공동연구로 개발된 이번 백신 캐리어에 적용된 적정기술은 백신의 냉장 보관을 위해 오토바이의 발전기와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 1월에는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의 느와콧 산간지역에서 프로토 타입의 백신 캐리어 성능을 평가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해 현지에서 이동 중인 백신 냉장고의 위치를 GPS를 통해 파악하고, 백신 냉장고의 내부 온도가 2~8도로 유지되는지 통신망과 인공위성을 사용해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탄자니아 아루샤 도립병원 백신 냉장고 기증식>
개발된 백신 캐리어는 개발도상국에 보급되어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갈 수 있는 좁은 길이 있는 한 오지나 산악지역에까지도 백신을 공급할 수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종률 상승과 영아사망률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 교수 연구팀은 지난 12월 9일 아프리카의 말라위에 백신 캐리어 두 대를 보급하고, 13일 탄자니아에 한 대를 보급하였다. 2017년 1월에는 케냐와 네팔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탄자니아 아루샤 도립병원의 백신 전달 및 접종 담당자인 아지즈 셰셰 씨는 ‘킬리만자로 산으로부터 세랭게티 국립공원에 이르는 약 500km 사이에 사는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면 이러한 휴대하기 쉬운 냉장고가 매우 필요하다’며 더 많은 냉장고를 보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대의 백신 냉장고는 한국연구재단의 개발도상국지원과제로 선정된 바 있으며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과 기계항공공학부, 한국발명진흥회의 지원을 받아 개발되었다.